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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침착해야 합니다. 멕시코는 존중받아야 합니다. 미국과 우리는 평등한 나라입니다.”
주권과 자주를 강조하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3) 멕시코 대통령은 매일 이른 아침 생중계되는 ‘국민의 아침’(마냐네라 델 푸에블로) 기자회견에서 “좋은 아침입니다”라는 인사말을 시작으로 그날의 사안을 차분하게 설명하고 질문을 받는다.
매일 ‘국민의 아침’ 회견으로 집무 시작
멕시코 200년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 셰인바움이 지난 27일 취임 300일을 맞았다. 지난 열달은 세계 외환카드 만원의행복 9월 15위 경제 대국 멕시코의 수장인 그에게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무역 마찰을 비롯해 숱한 국내외 위기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셰인바움 대통령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강단 있는 실용주의 리더십도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아메리카소사이어티/카운슬오브더아메리카스’(AS/COA)의 7월 조사에 따르면, 그의 지지율은 76%에 이른다. 8등급대출 2월에는 85%까지 치솟으며 최근 30년간 멕시코 대통령 가운데 최고 수준의 지지를 받았다.
기후물리학 박사 출신인 그는 수도 멕시코시티 시장(2018년 12월~2023년 6월) 재임 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확산) 대응으로 주목받았다. 마스크 착용 권유 같은 방역 조처를 주도했는데, 마스크 착용은 “개인의 선택”이라며 소극적인 태도 한양대 대학원 를 보였던 로페스 오브라도르(암로) 당시 대통령과 대조됐다.
그는 집권 여당인 국가재건운동의 대선 후보로 출마해 지난해 6월 당선됐다. 그리고 지난해 10월1일 1824년 멕시코 연방정부 수립 뒤 첫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범죄 조직 대응에서도 셰인바움 정부는 전 행정부의 ‘포용 정책’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범죄 기업은행개인대출 카르텔에 대한 강경한 단속을 추진해, 셰인바움 대통령의 임기 초반 몇달 동안 멕시코 내 살인 범죄 발생률은 약 25% 감소했다. 물가 안정, 기본 생계 보장, 최저임금 인상, 노인·여성 대상 연금 확대 등 사회보장 정책도 강화했다.
트럼프 관세 압박에도 자신감 넘치는 대응
주택도시기금법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과의 마찰에서도 절제된 대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20일 취임 첫날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으나 2월에 협상을 통해 유예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3월에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 간 무역협정(USMCA)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도 이끌어냈다.
멕시코만 명칭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꾼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미국 국가 명칭도 (아메리카에서) ‘멕시코 아메리카’로 바꾸는 게 어떻겠는가”라고 받아칠 만큼 할 말은 했지만, 매일같이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발언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2일 멕시코에 3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 정부와 합의에 도달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이미 (다른) 계획이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남미 전문가 하상섭 외교안보연구소 전략지역연구부 조교수는 “관세 30%면 미국도 멕시코도 모두한테 치명적인 충격을 줄 것”이라며 “하지만 내년이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 재협상 시기가 온다. 미국이 강하게 압박을 하다가 결국 새로운 경제 블록을 만들 것으로 보고 그때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계산도 깔려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1기 때도 고율 관세 압박 끝에 현행 미-멕시코-캐나다 협정이 체결됐다.
셰인바움 정부는 대내적으로는 6년 경제발전 전략인 ‘플란 멕시코’를 공세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 전략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대응한 중장기 대미 경제 독립 로드맵으로, 국내 공급망 강화와 무역 다변화를 핵심으로 한다. 대표적으로 공공 구매품의 50% 이상을 국내 생산품으로 조달하고, 중남미 및 카리브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해 미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도 추진 중이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방향성은 명확하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건 국영 에너지 공기업이 저렴하고 깨끗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라며, 에너지 주권 확보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목표로 법률을 개정하는 등 ‘에너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연방전력공사(CFE)와 멕시코국영석유회사(Pemex)에 ‘국유기업’으로서 독점적 지위를 부여하고, 국가 전력망에 공급되는 전력의 54% 이상을 연방전력공사가 맡도록 보장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조직범죄 대응, 치안 확보, 빈곤 문제, 재정 건전성 확보, 사법 개혁 등 해결해야 할 내부 의제들이 산적해 있다. 하 조교수는 “사법 개혁의 일환으로 판사를 국민들이 직접 투표로 뽑도록 했지만, 지난 6월 참여율이 13% 정도밖에 되지 않아 반응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가 서로 견제를 해줘야 하는데” 견제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으면 “오히려 지금 잘하고 있는 셰인바움 정권을 발목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2027년에 천명의 판사가 추가로 선출되는 2차 사법부 선거가 진행된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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