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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3일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다. 지금은 초고령사회로의 진입, 그리고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의료대란 후유증 속에서 새로운 정부가 미래 의료체계를 어떻게 설계하고 복원해나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과거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권의 보건의료 정책 공약과 그 실천 과정을 되돌아보는 것은, 새로운 정권이 정책을 수립함에 반면교사로 삼을 중요한 자산이 된다.
먼저 박근혜 정부는 4대 중증질환(암, 심혈 감정가 관, 뇌혈관, 희귀난치질환) 진료비를 국가가 100% 부담하겠다는 공약으로 주목받았다. 또한 건강보험 보장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80%까지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실제로는 타 질환과의 형평성 문제, 비급여 지원에 대한 논란, 재정 확보의 한계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노인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은 앞니 창업대출 에서 어금니로, 75살 이상으로 대상이 제한되며 공약 후퇴의 전형적인 사례가 됐고, 공공병원 확충 약속에도 불구하고 진주의료원 폐업이라는 정책 역행이 발생했다. 영리병원 허용, 원격의료 추진 등 의료 민영화 관련 어젠다는 강한 반발로 톤 다운된 법률적 조치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는 ‘문케어’를 통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치매 국가책임제 대구은행주택담보대출금리 ’,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등을 내세웠으며, 실손보험 규제와 공공의료 강화도 핵심 공약이었다. ‘문케어’는 특히 비급여 항목의 건강보험 적용을 대폭 확대하며 의료비 부담 완화에 기여했으나, 동시에 풍선효과로 인한 의료비 증가, 재정 지속 가능성 문제도 제기됐다.
치매환자 가족의 요양비 부담 경감, 커뮤니티케어 시범사업을 통한 지역사회 빠른대출상담 돌봄 기반 마련 등은 긍정적 평가를 받았고,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질병관리청의 독립은 국제적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추진 과정에서는 의료계와의 갈등이 심화하며 현장의 혼란을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윤석열 정부는 필수의료 국가책임제, 공공정책수가 신설, 고가 항암제와 희귀질환 신약 신속 등재 제도, 차량유지비비교 비대면 진료 확대, 보건부 신설, 운동하는 국민에게 건강보험료 환급, 백신 무료접종 등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지만, 정작 실현된 정책은 거의 없었다.
의대 정원 2천 명 확대 추진은 의료계와 극심한 대립을 낳았고, 다수 의대생이 유급 위기에 직면하거나 전공의들이 필수 진료 분야를 이탈하며 의료 공백이 장기화됐다. 보건의료 연구개발(R&D) 예산이 삭감되며 의과학의 발전 기반이 흔들렸고,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 연구도 축소돼 지속성이 파괴됐다. 간병비 급여화는 시범사업으로 요양병원에서 일부 시행됐지만 제도적 지속 가능성과 전국 확산에 대한 로드맵 부족은 여전했다. 보건부 독립 등 조직 개편은 논의조차 진전되지 못한 채 윤석열 정부는 의료 정책 실현 없이 막을 내리게 됐다.
이제 다음 정부는 붕괴된 의료 생태계를 복원하고 신뢰 기반의 정책 운영을 통해 의료현장과의 협력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 인공지능(AI), 디지털헬스케어 도입과 보건의료의 공공성 강화는 새로운 시대에 꼭 필요한 의료 정책의 핵심축이다. 노인 주치의 제도 도입, 지역사회 중심의 건강·복지 시스템 구축, 건강한 노화와 웰빙, 웰다잉의 제도화, 예방 중심의 건강보험 개혁, 그리고 젊은 세대를 위한 실질적 혜택 확대가 균형 있게 설계돼야 한다. 정책의 일관성, 현장성과 공공성을 겸비한 보건의료 비전이 실현되길 기대한다.
신현영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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