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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장을 맡았던 이호찬 기자가 13대 언론노조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불거진 ‘언론장악’ 논란이 2023년 5월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 면직을 기점으로 본격화했으니, 그가 문화방송본부를 이끈 지난 2년은 ‘언론장악 저지 투쟁’ 시기와 대부분 겹친다. 윤석열 정권의 방송장악 행태에 맞서 문화방송 안팎에서 목소리를 높여 온 그가 지난 1일부터 언론노조라는 더 큰 조직을 이끌게 됐다.
이호찬 위원장은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지난 2년간 시민사회와 언론노 nh캐피탈 조 동지들이 보여준 연대의 힘 덕분에 엠비시(MBC)를 지켜낼 수 있었다. 그들이 언론노조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구하는데 이를 끝내 뿌리치기 어려웠다”며 “지금껏 쌓아온 투쟁의 경험을 잘 살려서 선거 때 내건 ‘반격의 시대, 변화를 주도하라’ 슬로건처럼 작은 변화라도 한 단계씩 앞으로 나아가는 성과를 만들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13일 언론 맞벌이자녀교육비 노조 위원장실에서 진행됐다.
MBC본부 이어 언론노조 이끌어 YTN 민영화·TBS 사실상 폐국 등 파괴·훼손된 언론자유 회복에 초점 “다음 정부, 방송3법부터 개정해야”
- 선거 기간에 많은 공약을 제시했는데, 그중 ‘이것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과제가 있다면.
“양보해도 되는 공약은 하나도 없지만, 여신금융회사 그래도 하나를 꼽으라면 언론사 내부 구성원이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강화하고 싶다는 것이다. 2003년 언론사에 입사해 20년 정도 기자 경험을 했고, 노동조합 활동을 하며 다른 지본부의 상황도 많이 지켜봤다. 내부 구성원의 민주적 소통을 보장하는 곳은 결국 정답을 찾아가고 상식적인 보도를 내놓는다. 어느 한두 사람에 의해 (보도가) 좌우될 때 문 서민주택기금 제가 되는 것이다. 사장 한 사람 혹은 사주 한 사람이 언론사 전체를 자신의 정치적 입장 등에 따라 뒤흔드는 일만큼은 막아내고 싶다.”
- 구체적으로는.
“(편집국장이나 보도국장) 임명동의제나 중간평가 등 내부 장치를 강제화하는 것이다. 특히 방송사의 경우 단체협약에 보도·제작 관련 책임자 임명동의 규정이 있는데, 낙하산 대출이율계산 사장이 이를 모두 무시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임명동의제를 강제화하는 방안, 단협에 있는 공정보도 관련 조항의 의무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일이 다가오고 있다. 격변기를 맞아 언론노조는 어떤 역할에 무게를 두고 있나.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윤석열 파면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내란사태를 경험하며 온 국민이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언론은 어떤 보도를 해야 하는지,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셨다고 생각한다. 만약 대선 국면으로 넘어간다면 윤석열 정권 아래에서 파괴된 민주주의와 훼손된 언론 자유를 다시 회복하는 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케이비에스(KBS)와 와이티엔(YTN), 티비에스(TBS) 등이 특히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비정상화 돼 있는 언론계를 다시 정상적으로 돌려내는 일에 힘을 쏟겠다.”
이호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언론노조 위원장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강수 기자
- 와이티엔과 티비에스 등은 이미 돌이키기 쉽지 않은 변화를 겪은 것 아닌가.
“그렇다고 포기할 수 있는 사안은 결코 아니다. 윤석열 정권의 1호 탄압 대상이 된 티비에스의 경우 잘 나가던 지역 공영방송을 그 방송사의 논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사실상 폐국을 시킨 건데, 대선 국면부터 시작해서 필요하다면 정치권과 함께 다시 살려낼 수 있는 모든 해법을 논의하고 찾아내야 한다. 와이티엔도 마찬가지다. 사실 공기업 팔 비틀어서 와이티엔 지분을 강제로 팔게 한 것으로, 지분매각 과정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심사 과정 등에 대한 국회의 진상조사와 검찰 수사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쉽지 않은 과정이겠지만 공영적 성격을 가진 방송을 이런 식으로 민영화하고 폐국하는 전례를 남기면, 향후에도 많은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경영진이 보도 뒤흔들지 못하도록 임명동의·중간평가 장치 강제화와 ‘공정보도’ 조항 의무화 방안 고민
- 만약 헌재 결정에 따라 대통령이 탄핵되고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다음 정부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언론·미디어 관련 과제는 뭔가.
“방송3법 개정이 가장 시급하다. 그동안 언론노조가 숙원사업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수많은 투쟁을 해왔는데, 매번 마지막 마침표를 찍지 못해서 도돌이표처럼 제자리로 돌아왔다. 다음 정부 초기에 먼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관련 법안이 처리되도록 하고 그 다음으로 앞서 말한 언론사 내부의 소통 및 (경영진) 견제 장치 강화, 방통위 구조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거버넌스 및 심의 대상의 문제, 지역신문·방송 지원 문제 등 산적한 현안을 하나하나 풀어가야 할 것으로 본다.”
- 문화방송에서 기상캐스터로 일한 고 오요안나씨 사건을 계기로 방송사 비정규직의 처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언론노조 차원에서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비정규직 문제를 구조적으로 바꿔내려면 많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것보다는 비정규직 처우 등 즉각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것들부터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며 성과를 만들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구조적 문제라고 해서 ‘비정규직 철폐 투쟁’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보고, 구체적 문제의 실질적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짚고 그 문제에 대한 해법을 단계별로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박강수 기자 tu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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