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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일본 차 관세율이 종전 27.5%에서 16일(현지시간)부터 15%로 전격 인하되면서 한일 차 관세율이 역전됐다. 현대자동차는 관세 25%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을 잃지 않기 위해 당분간 현지 가격으로 ‘버티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날 “시장 상황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내놨지만 국내 자동차업계의 우려는 적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5월 영국산 자동차에동양ELW
부과되던 기존 27.5%의 관세를 10%로 인하하기로 합의한 이후 실제 관세 인하 발효까지 53일이 소요됐으며, 7월 일본산 자동차 관세 인하 합의 이후 발효까지 56일이 소요됐다”며 협상이 더 늦어지면 연내 15% 관세를 적용받지 못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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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은 현대차와 기아에 당장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수익성이 좋은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일본 완성차 업체보다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해왔기 때문이다.
준대형 SUV에 속하는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 텔루라이드는 각각 미국에서 3만9435달러(약 5400만원), 3만6390달오늘의상한가
러(약 5000만원)로 시작 가격이 설정돼 있다. 같은 급인 도요타 하이랜더가 4만320달러, 닛산 패스파인더 3만6500달러, 혼다 파일럿은 4만200달러에 판매된다. 닛산을 제외하면 약 2~3%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대당 관세를 차값에 모두 반영한다고 가정할 경우 현대차그룹 차량은 일본차보다 비싸질 수밖에 없황금성게임어플
다. 25% 관세를 가격에 전가한다면 현대차 팰리세이드는 4만9293달러로 5개 차종 중 가장 비싸진다. 15% 관세 반영을 상정한 도요타 하이랜더(4만6368달러)보다 약 3000달러(약 400만원) 비싸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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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2020년대 들어 ‘제 값 받기’ 전략을 시작하면서 일본차와 가격 차이가 거의 없는 준중형 SUV 시장은 더욱 심각하다. 현대차 투싼의 미국 시장 시작 가격은 2만9200달러로 도요타 라브4(2만9800달러)와 같은 수준이다. 양사의 할인 전략 역시 각각 60개월 할부 시 연 이자 4.49%, 4.75%로 차이가 없다.
또 다른 수익 창출원인 하이브리드차량(HEV) 역시 마찬가지다. 관세를 가격에 반영할 경우 현대차 가격이 도요타 동급 모델에 비해 비싸지게 된다. 더욱이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HEV 생산기지가 없어 대부분을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고 있어 관세 25%라는 족쇄를 피하기 어렵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HEV 생산라인을 깔 계획이지만 빨라야 내년에나 라인이 완공될 예정이다.
특히 일본이 관세의 우위를 무기로 공격적 할인 행사 등을 펼칠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1∼8월 미국 HEV 시장에서 도요타(51.1％)와 혼다(17.0％)가 각각 점유율 1·2위를 차지했고 현대차·기아는 3위(12.3％)를 기록했다. 일본에는 미국 시장에서 추격자를 따돌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3분기와 4분기 현대차그룹 실적에 가해지는 충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관세 영향으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분을 양사 합산 1조6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2분기 당시 일본의 관세율은 27.5%로 한국보다 2.5%포인트 더 높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3분기와 4분기에 일본 차에 밀려 판매가 부진해질 경우 영업이익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현 수준 관세가 지속될 경우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월 4000억원대, 3000억원대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 기준 3분기 현대차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77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기아는 2조4431억원으로 15.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는 18일 뉴욕에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중장기 전략과 경영 성과 목표를 발표하는 행사로, 현대차가 해외에서 이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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